2007. 11. 22. 11:31

이채원 전무가 한국밸류10년 펀드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

최근 일부 종목이나 업종이 엄청난 상승세를 기록하였고, 동시에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가 기록적인 수익율을 올림으로 인해 10년 펀드에 투자하신 고객분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이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유가 어쨌든 부진한 수익율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그러나 수익율이 좋았던 시기의 기록이 저희 능력 이상의 것이었다면 최근 수익율은 저희의 운용능력 이하의 결과로 이해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펀드 현황-  

10년 펀드의 포트폴리오는 가치투자의 원칙에 맞춰져 있으며, 기업분석을 통해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낮은 종목에 투자하게 됩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 구성단계에서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기업가치의 평가기준입니다. 기업의 가치를 보는 관점은 매우 다양합니다만 저희는 수익성,자산가치,배당수익,무형의 자산가치 4가지를 기준으로 하여 종목을 선별합니다. 이 4가지를 모두 겸하고 있으면 더할 수 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종목은 드물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4가지 요소중 2.3가지 요소를 충족한 주식을 편입하게 됩니다. 이러한 기준을 충족할 경우 시가총액의 크기나 거래량 등이 의사결정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저희와 타펀드들과의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최근 10년펀드의 종목들을 재점검한 결과 대부분 저희의 내부기준을 충족시키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일부는 기업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어 현재 이익을 실현하고 있는 종목들입니다. 이런한 원칙에 따라 펀드의 대부분은 과거와 현재에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향후 몇 년의 예상이익 역시 안정적인 흐름이 예상되는 종목과 유/무형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종목에 투자되고 있습니다.


  최근 10년 펀드의 단기수익율이 부진한 이유를 굳이 변명한다면 현재 시장의 흐름이 저희의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는 특정 업종이나 종목에 편중되어 오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종목 대부분이 기업자체로만 놓고 보면 우수한 기업이라는 것은 저희도 알고 있습니다만,기업가치가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저희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최근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주식시장의 기본 투자원칙을 바꿀 듯한 기세를 보여준 종목은 무수히 많았습니다만 대부분 결국에는 주가가 기업가치에 수렴하며 크게 하락하였다는 사실은 군중심리가 창조한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한국주식시장에서도 끝없는 성장의 신화를 얘기하며 시장의 화려한 조명을 받은 종목들이 많았습니다만 현재 시점에서 평가해본다면 그 기대를 충족시킨 종목은 냉정하게 보자면 신세계와 NHN 단 두 종목 뿐입니다.  물론 현재 각광을 받고 있는 기업들이 모두 신세계나 NHN처럼 장기적으로 좋은 성장성을 유지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보다는 기업가치에 비해 시장의 기대가 과도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기업의 성장성이 좋다고 해도 주당 자산가치의 10배에 주가가 향성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며 아무리 특정 사업부문의 업황이 좋아진다 해도 업계 3,4위에 불과한 기업의 시총이 1,2위 업체의 시총을 합한 금액보다 큰 것은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런 현상은 새롬기술의 시총이 롯데,CJ,신세계 그룹 모두의 시총합계보다 컸던 1999년,2000년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기업가치와 멀어진 주가가 기업가치와 수렴하기에 필요한 시간은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습니다


-향후 계획-

  상당히 모순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만 ,주식시장이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종목,업종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기업가치대비 주가가 매력적인 수준으로 크게 하락한 종목의 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느 종목인지 굳이 설명드리지 않더라도 주식시장을 잠시 관찰하시면 아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안정적인 이익창출 능력을 확보하고 있고 좋은 자산가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현 주식시장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크게 하락한 종목들은 확대 일로에 있으며 이중에는 저희가 이미 보유한 종목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종목들의 부진이 10년펀드의 수익율에 단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지만 장기적으로는 좋은 기회를 주는 것이라 판단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10년펀드 운용의 큰 틀은 당분간 변화없이 유지될 것입니다. 단기적인 수익율 부진을 극복하려면 현재 시장의 주도주를 편입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되겠으나 저희는 그런 대응이 고객의 이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저희에게 자산을 맡기신 여러분 역시 시류에 편승하는 운용을 기대하고 10년펀드에 가입하신 것은 아닐 것입니다.

  최근의 부진은 장기투자의 길에서 보면 짧은 휴식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이런 국면일수록 흔들리지 않는 자세로 대응한다면 결국 좋은 결과로 보답받으리라 저희는 확신합니다. 부진의 기간이 길지는 않을 것이며 수익률은 머지 않아 회복될 것이라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쌀쌀해진 날씨에 건강 유의하십시오.


한국밸류 자산운용 CIO 전무 이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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