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째는 처음에 제품 공급할 때 제출해야 하는 기술 설명 자료. 이건 뭐 어쩔 수 없다고 치지만
2번째는 공정 검사 및 관리입니다. 공정 Audit죠. 이게 들어가면 답이 없습니다. 변경되는 사항에 대해
고객에게 신고를 해야 하거든요. 그리고 1년에 1~2회 정도 공장에 와서 직접 조건대로 제조되는지 검사합니다.
이러면서 기술 다 빠져나가지요. 사실 대기업들은 자회사 혹은 같은 그룹 내에 동일한 업종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빼낸 기술을 그 쪽에 개발을 시킵니다.
전자 쪽 분이 오셔서 꼼꼼히 봐야 전공이 다르니 전혀 알 수 없는 숫자의 나열에 불과하지만 화학 관련 분이 오시면 한 눈에 알아버리죠. 가끔 오디트 오셔서 이상한 것만 물어보시는 분이 계신데 거의 100% 그쪽 계열입니다. 명함만 파면 되니 여기서는 통제할 방법이 없죠.
A: 자. 설명은 여기까지 드리고 다음 공정에 대해....
B: 잠깐만요? 이거 회전수하고 분쇄 시간 얼마나 돼요? 분쇄 미디어 타입하고 입도 관리는 어떻게 하죠?
A: 예? 왜 그런 거를 물어보시는지?
B: 여기 제조 조건표에는 기재가 안되있는데요? 관리 안되는 항목 아닌가요?
A: 아...그건 저희가 공개하기 좀 어려워서
B: 관리가 안되서 그런거에요? 관리를 못하는거에요? 기재 안된 내용은 관리 안한다고 이해해도 되죠?
A: 아...그건 아니고...
B: (노트에 막 적으면서) A파트 파우더 혼합 분쇄 공정, 분쇄 조건, 관리 안됨. 추후 재발 방지 8D 보고서 작성하여 서면으로 제출 요망!
제가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반도체 용 접착제 만들면서 1년에 50% 이상의 이익을 본 아이템이 있었는데 (솔직히 폭리가 절대 아닙니다. 다른 아이템들은 상품화도 안되는 경우도 허다하며, 그 개발비만 해도 어마어마 합니다.) 갑자기 1년 후에 30% 단가 인하 요청 들어오고, 거절했더니 6개월 후에는 주문 중단하더군요. 알고보니 관련 계열사에서 개발에 성공했다고 하더군요. 저희와 거래하던 다른 업체가 주문량을 줄이면서 전달해준 내용입니다.
왜 어리석게 기술을 주냐고 하지만 우리나라 갑들의 위세는 엄청납니다. 사원이 부장한테 전화해서 욕하고 그렇습니다. 물론 그런 경우는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경우긴 하죠. 갑이라도 예의 갖출 사람은 다 갖춥니다. 하지만 뭔가 요청 사항을 거절할 수 있는 분위기는 절대 아니지요.
아까 애플 관련 글에 PLS든 IPS든 성능만 나오면 된다기에 생각나서 써봅니다. 우리나라 회사는 그렇게 안넘어갑니다. 모S기업은 원가표도 받아갑니다. 심지어 원재료 발주 현황까지 체크하지요. 원가 낮추려서 A물질을 B로 바꾸면 승인을 받아야하며 당장 구매 단가 조정에 들어갑니다.
진중권씨가 말한대로 대기업은 자본을 가지고 해외에서 일류 기업과 싸워야하고, 국내에서 중소기업 기술 빼가고 구멍가게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시켜야 한다고 봐요.
네코야님
(2012-01-25 09:30)
완전무섭네요 ⓣ
오공이님
(2012-01-25 09:35)
진짜 무섭습니다. 특히나 공정 검사는 굉장히 전투적인 분들이 오십니다. 전투력이 나메크성에 온 프리더 빰 칩니다. 구정때 애들 근무시키고 쪼인트 깐 차장이 벌벌 떱니다. ㅎㅎ
배트맨님
(2012-01-25 09:32)
그래서 특허출원이 필요한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특허를 피해서 후발주자로 뛰어드는건 어쩔수 없지만
하청업체도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있어야 살아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벽이슬님
(2012-01-25 09:34)
요즘은 글의 내용과 같은 것은 특허로 하지 않는 분위기더군요. 그 이유는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공정과 관련된 내용들은 들어가서 확인하기 전에는 방법이 없는데, 특허로 남기면 특허 내용보고선 개발하고, 공정 안보여 주면 끝....
나우테스님
(2012-01-25 09:37)
특허로 보호가 되면 다행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설사 특허로 보호가 된다 해도 대기업이 베끼면서 소송 질질 끌면 웬만한 중소기업은 소송 끝나기 전에 망하기 쉽상이구요.
무지개물고기님
(2012-01-25 09:41)
공정이야 특허로 보호되기 어려운 성질의 것이라... 물건으로 나오는 거라면 모르겠지만.. 밝혀낼 방법이 없잖아요. 하청업체가 기술개발만 해가면 탈탈 털어가면서 가격 후려치니...
새벽이슬님
(2012-01-25 09:33)
그게 대기업이죠;;;;; 뭐든 1등 하고, 1등하는 딴 넘들꺼는 뺏어서 1등하고........
나우테스님
(2012-01-25 09:35)
뭐 그래도 얼마든지 쉴드 쳐 주니(치라고 돈을 주니??) 무서운게 없겠죠.
Zeroed님
(2012-01-25 09:35)
기술뿐 아니라 디자인쪽도 장난아니죠. 한 3개월 프리프로덕션형태로 프로젝트 진행하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취소. 1개월 후에 그 디자인 그대로 다른 이름의 제품 발표; 클레임 걸면 업계에서 매장.
요즘은 좀 나아졌을려나.
오공이님
(2012-01-25 09:38)
소위 기술 시연회라고 하지요. 처음 만나서 프리젠테이션하고 구매 의향 계약서 작성하면서 몇월 몇일까지 기술 자료 전달하라고 합니다. 그럼 사장님은 기술도 잘 모르면서 덩실덩실 춤추면서 간으고 쓸개고 다 빼주지요. 그리고 갑자기 연락이 뚝....ㅠㅠ
님
(2012-01-25 09:36)
주요 파트의 원가표 받아가는건 외국기업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 델이나 HP가 삼성전자부품 쓰면서 x먹일때 그렇게 하더라구요..(지금도 아마...)
토라기님
(2012-01-25 09:38)
1000원에 가격 맞춰주면 구입하겠다고 해서 시제품 넘겼더니 중국에서 비슷하게 만들어서 중국에서 400원정도 하니 이 것보다 싸게 가격 깍으라고 하더군요 넘겨준 시제품 보여주면 따라 만들기 어려운건 아니었거든요.
오공이님
(2012-01-25 09:41)
ㅎㅎ 이거 진짜 흔한 수법입니다. 오자마자 견적서 딱 하나 던져주면서
이 가격에 맞출 수 있어요? 아오...
토라기님
(2012-01-25 09:45)
"오자마자 견적서 딱 하나 던져주면서 이 가격에 맞출 수 있어요? " 이러면 그나마 좋지요 맞출수 있으면 하고 못하면 거절하는건데 이건 맞춰주면 저렇게 나오니 할말이 없습니다.
호구왔능가님
(2012-01-25 09:39)
어린애 삥뜯는 깡패와 다를 바 없군요. 이래서 대기업 밥맛떨어진다는...
오공이님
(2012-01-25 09:40)
자기가 담당하는 공정에서 공정 검사 불합격, 8D 보고서 제출 요청 이런거 받으면 진짜 담당자는 죽어납니다. 고객한테 까이고 상사한테 까이고 인사 고과는 완전 개판되죠. 제가 직접 당하진 않았지만 진짜 고생하더군요.
r_vector님
(2012-01-25 09:47)
삼전근무시절 파티션 하나 두고 구매팀이랑 가까이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참 시끄러웠죠... "야 이 새x야 지x말고 사장 바꿔!", "x사장 일 그따위로 할래?" 라는 말... 숱하게 들었습니다. 물론 그 말을 했던 사람은 갓 대리 달았던...;;; 지금이야 저나 그 사람이나 퇴직했지만... 당시엔 참 쇼킹했던 일이었습니다.
대만에 ODM/OEM업체 출장갔을때 같이 밥먹던 Sales담당이 그러더군요... 가장 먼저 배운 한국말이 '개새끼'라고;;;
님
(2012-01-25 09:51)
회사대 회사 업무에서 사실 업체 사장이 x먹이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 처음엔 서로 좋은 말로 하지만 그 사장으로 인하여 본인이 안에서 욕먹으면 어쩔수 없는 것 같습니다.. 갑의 대리가 사장을 대하던 사원이 사장을 대하던 그건 사실 안 중요한 문제입니다. 사원 나부랭이가 감희 사장한테... 그런생각을 한순간 그 사장은 사실 재앙의 시작인 경우가 많습니다..
hpnotiq님
(2012-01-25 10:04)
독 새키들이 따로없군요...
선생님
(2012-01-25 10:16)
예전에 저도 알바잠시할때 갑이 현중이었는데... 미팅하다가 "내가 너네 사장 당장 불러다가...." 그분은 대리였었다는... *
님
(2012-01-25 10:43)
이게 사실 기술을 빼내려는 목적은 아닙니다...만
갑 입장에서는 그 제품이 50프로 이상 남는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어찌되었든 단가 인하는 될 수 밖에 없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그런데 업체가 컨트롤 되지 않으면 가격도 가격이지만 품질 안정화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원화는 필요한 일이고 여기서 부터.. 갑질이 시작되는거죠 *
님
(2012-01-25 11:07)
갑이 단가 인하시킨만큼 을은 이익이 줄어들고...소비자는 값만 증가....갑만 배불러지는 세상~